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앞에 섰다. 어느새 어둑해진 하늘에선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 같았다. 입김이 하얗게 뿜어져 나왔다. 옷깃을 여미며 걸음을 옮겼다. 해안선을 따라 걷다보니 바위 위에 덩그러니 놓인 작은 배 한 척이 보였다. 이곳까지 흘러들어온 걸까? 가까이 다가가자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왔다. 아직 누군가 있는 듯 했다.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. 잠시 망설이다 문을 열었다. 방 안엔 오래된 물건들뿐이었다. 벽장속 낡은 상자와 서랍 구석에 쌓인 먼지뭉치.......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.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났다. 한참을 그렇게 울다 잠이 들었다. 꿈결에 다시 한번 파도소리가 들렸다. 그리고 무언가 번쩍이는 느낌이 들더니 이내 온 세상이 환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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